이름만으로도 매력적인 "측천무후"
책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무언가 커다란 힘을 느끼게 해주는 제목과
'샨사'라는 독특한 이력의 작가의 책이라는 점.
샨사는 북경에서 태어났지만 프랑스로 유학을 가서 프랑스어로 책을 출판했고,
이 책은 2003년 프랑스 최대 성공작이었다는 것이다.
샨사(Shan sa)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쓰여졌긴 했는데,
어떤 면에선 '1인칭 전제적 주인공 시점'이라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릴 듯 하다.
책은 실존인물 무측전인 주인공이 자궁 속에 있을 때부터 죽은 후의 이야기까지 다루고 있다.
시기적으론 중국 당 나라, 우리나라 삼국시대 6세기 때 이야기다.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해하기 쉽게 말하자면 중국판 '여인천하'와 비슷하다.
차이점이 있다면 문정왕후나 정난정과는 달리,이 평민 출신의 여인은중국 역사상 유일무이하게 여자의 몸으로 황제의 자리에 올라 자신의 왕조를 세우고 16년 동안 중국 천하를 다스렸다는 것이다.
이 여자에 대한 수많은 추측과 소문이 있다 하더라도, 이건 정말 대단한거 아닌가.
덕분에 이틀도 안되서 上, 下 2권을 다 읽었다. ㅎㅎ
그 옜날 81세 까지 살아서 중국의 역대 황제 중 3번째로 장수했다는 측천무후 할머니..
더불의 그녀의 장수 비결로 늙어서까지 수많은 남자들과의 동침이 한몫 했다는데..ㅎㅎ
사실 책 속 그녀는 근친상간 뿐만 아니라 남녀와 나이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다. 물론 특별히 아낀 사람들도 많고 자신의 목적을 위해 언니를 남편에게 바치기도 한다. 남편인 당 고종이 일찍 죽은 데다가, 궁 안에는 우리나라의 내시와 같은 환관을 제외하곤 여자들 밖에 없는 환경에서 거진 평생을 살아온 그녀 나름대로의 욕구해소법일 수도 있겠거니... 그녀의 성욕이 일반에서 벗어난 뭔가 독특한 것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인간의 마음속에 내제된 성에 대한 다양한 욕구들이 우리가 어린시절 부터 배워온 도덕이란 잣대로 가지가 쳐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녀는 황후의 위치에 오르면서부터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제국을 건설하려 노력했다. 새로운 문물을 받아들이고 과거제를 시행하여 신분과 출생의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관리가 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었다. 그리고 백성과 직접 대면하여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기도 했고 신문고와 같은 제도를 시행하기도 했다. 또한 관계시설을 확장하고 무역을 권장했고, 정치에 있어서 외척을 멀리했다. 이러한 면들만 바라본다면, 나름대로 훌륭한 지도자이지 않았는가.
비록 그녀가 성공으로 이끈 신하들과 조카 등으로부터 말년에 배신을 당하기도 했지만, 그녀 스스로 너무 오랬동안 꼭대기에 있으려 했던 당연한 결과였던 것 같다. 그리고 뛰어나고 유능한 사람 밑에 그의 뜻을 이어갈만 한 자식이 태어나기는 어렵다는 것을 증명하듯, 그녀 역시 자식 덕은 보지 못했다는 것이 안타까웠다.
1인칭 주인공시점으로 쓰여졌기 때문인지, 책 후반부로 가서는 좀 심하게 주인공 중심으로 서술되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어찌보면 만행이라 할 수 있는 부분들도 미화시켜 보여주는 것들도 꽤 있다. 또한 분명 주변인들은 그녀 본인과는 다른 생각들을 갖고 있었을 텐데 그러한 점들이 배제되어 있다는 점이 아쉬운 부분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다른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을지 궁금해졌기 때문이다.주인공의 주변인들의 머리속 까지 상상하기엔 소설가도 머리가 아팠던 것일까? ㅎㅎ
잼있게 읽었고, 대단했던 여호걸을 새롭게 알게 되어 좋았다.
[세계의 TOP 예술가들] 소설 ‘측천무후’의 작가 샨사 조선일보 2005.04.15
[올해의 좋은 책]唐 고종의 황후 측천무후 일대기조선일보 2004.12.17
女皇 측천무후가 돌아온다조선일보 2004.10.08
中 여황제 '측천무후' 화장·色밝혀 젊음유지한국일보 2004.02.06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100억짜리 기획력 (0) | 2005.06.30 |
---|---|
나의 책 선택법 (0) | 2005.06.23 |
겅호! (0) | 2005.06.22 |
오체불만족 (0) | 2005.06.17 |
천사와 악마 (0) | 2005.05.14 |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0) | 2005.04.17 |
연금술사 (0) | 2005.04.10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