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 공지영
소설이 나오고 영화도 개봉한 지 꽤나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 이제서야 책을 읽었다.
공지영 소설은 고등학생 때 학교도서관에서 빌려 읽었던 '고등어'가 처음이었는데.. 오랫만에 공지영 소설을 다시 읽었다.
왠지.. 요즘엔 그냥 소설이 땡긴다. 이런 저런 조금은 딱딱한 책들은 좀 나중에 읽기로 하고... 오늘 출근하면서 '우행시'를 가방에 쑤셔넣었다. 그리고 회사로 가기 위한 9414 버스 안에서.. 사람 한가득인 버스에 서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역시나.. 술술.. 잘 읽혀나가는 것이,, 소설은 읽기가 참 덜 부담스럽고 좋다.
참 신기한건.. 출근하는 버스에서 4-50분을 서있으면서 중심잡다 보면 내릴 때 다리가 다 휘청거릴 거 같은데.. 책을 재미있게 읽으면서 오면 그렇게 힘들지 않다는 것.. 좋은 호르몬이 자꾸자꾸 나오나 보다..ㅎㅎ 읽다보니 재미가 있어서.. 퇴근하는 지하철 안에서도 계속 읽고.. 집에와서도 읽고... 그렇게 하루만에 책을 다 읽었다.
책의 주요 줄거리는 사형수와, 3번의 자살기도을 했던 대학 여교수의 만남과 헤어짐으로 이어진다.
사형수들를 찾아다니는 수녀인 고모, 사촌동생을 강간한 사촌오빠, 친구에게 죄를 뒤집어 씌운 살인범과.. 자신의 딸을 죽인 원수를 용서하려는 할머니.. 등등의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내가 알고있는 누군가들에게 대입할 수 있거나 비슷한 성향을 가졌거나,, 하는 그런 사람들.. 단지 소설 속 인물들이 좀 더 극단적이라는 것.. 어쩌면 우리의 내면에는 누구나 사악한 면이 내재되어 있을 것이다. 단지 우리에겐 '도덕'과 '이성'이란 것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이 들어나지 않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문동 살인사건이 등장한다. 실제로 귀에 익숙한 사건이름이라 한번 검색해봤는데, 실제 범인(정남규)과 소설속의 주인공(정윤수) 성씨가 같은게 좀 의외였다.. 실제 범인은 최근 항소심에서도 사형선고가 내려졌다고 한다.
"결심 공판 당시 “부자를 더 죽이지 못해 안타깝다. 빨리 사형을 집행해 달라”고 극도의 불만을 드러냈던 정씨는 이날은 사형선고가 불만스러운 듯한 말을 해 눈길을 끌었다. 정씨는 사형이 선고되자 “법은 만인에게 평등하다고 했는 데…”라며 크게 소리를 지르다 교도관들에게 이끌려 법정을 나갔다." / 경향신문 2007-01-11
뭐.. 어찌보면 사형수를 미화했다고도 보여질 수 있겠다,, 영화에서도 그 잘생긴 강동원이 범인으로 나오지 않았겠냐고..-.-;;
그래도.. 사형수와 사형제도에 대해 다시한번 사람들이 생각해볼 수 있게 한 소설이 되지 않았나 싶다.
그들을 잘 모르기 때문에, 귀와 눈으로 접할 수 있는 단편적인 정보들로 그들을 평가하게 되는 우리로서 말이다..
나중에 나이가 들어서 한번 다시 읽어보고 싶은, 좋은 소설이다. 인제 영화로도 봐야겠다.. ㅎㅎ
그리고 개인적으론 사형제를 찬성하는 쪽이지만,,, 책을 읽으면서 사형제도의 필요성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해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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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선을 행한다는 것은 적어도 선한 게 뭔지 감은 잡고 있는 거야. 깊은 내면에서 그들은 자기들이 보여지는 것만큼 훌륭하지 못하다는 걸 알아. 의식하든 안 하든 말이야. 그래서 고모는 그런 사람들 안 싫어해. 죽는 날까지 자기 자신 이외에 아무에게도 자기가 위선자라는 걸 들키지 않으면 그건 성공한 인생이라고 생각해.
고모가 정말 싫어하는 사람은위악을 떠는 사람들이야. 그들은 남에게 악한 짓을 하면서 실은 자기네들이 실은 어느정도 선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위악을 떠는 그 순간에도 남들이 실은 자기들으이 속마음이 착하단는 것을 알아주기를 바래. 그 사람들은 위선자들보다 더 교만하고 더 가엾어..." -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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